2016-8 국제워크캠프 in 고창 참가자 후기 (인상우)

현재 고려대학교에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인상우입니다.

 

아시아희망캠프기구가 주최한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되어 8월 6일부터 8월 10일까지 4박 5일 간 고창에서의 활동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8/6 - 첫 째날

장시간의 이동 끝에 고창군 반암마을의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동네 어르신들과 총책님께서 맞이해 주셨다. 수박을 먹으면서 4박 5일동안 함께 활동을 할 외국인을 포함한 친구들과 인사하는 시간을가졌다. 외국에서 온 친구들은 프랑스인 한 명, 필리핀 한명, 인솔자 형을 포함한 일본인 세 명이었다. 대략적인 4박 5일의 일정 설명을 들은 후에 마을 한 바퀴를 돌며 마을의 특산물과명소 등을 소개 받았다. 반암마을이 바위가 유명하기로 소문 난 것처럼 병바위와 전좌바위 등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잠시 정좌에 앉아서 캠프를 함께 할 사람들끼리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국인 친구들까지 모두 한국말로자기 소개를 해주었다. 생각했던것보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또 좋아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첫 날이라 마을에서 우리 캠프를 위해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하지만 숙소에 돌아간 후에 이틀째부터 우리가 스스로 식사를 요리해야 했다. 일단 캠프 안에서는 나이가 있는편이고 요리 경험이 있는 한국 대학생 명구 형과 나, 고향 음식을 선보이겠다던 필리핀 누나 그리고 한국여자 학생들 중에 가장나이가 많은 둘이 첫 요리 담당이었다. 처음부터 요리를 해본 것이 오랜만인지라막막했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메뉴부터 재료까지 결정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카레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뿌듯하게잘 수 있었다.

8/7- 둘 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갯벌로 향하는 트럭을 탔다. 갯벌이 있는 것만알았지 직접 갯벌 체험을 처음 해보는날이라 외국인 친구들보다도 더 설렜다. 장화를 신고 뜨거운 햇볕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갯벌 한 가운데까지 갔다. 바지락을 캐기 위한 도구와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무작정 갯벌로 들어갔다. 외국인 친구들에게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겠지만 너무 재미있게 참여해 주고 바지락을 캐는 데 열심히 하였다. 바지락뿐만 아니라 작은 물고기나 꽃게를 보는 등 예상 외의 생물을 많이 볼 수 있어 다들 신기한 표정이었다. 물론 바지락을 바구니 가득 채운 후에는 한 두 명씩 흙장난을 시작했다. 외국인 친구들은 처음에는망설이다가 곧잘 흙을 얼굴에 묻히는 장난을 쳤다. 우리가 직접 잡은 것과 선물로 받은 바지락을 합쳐서 6kg 가량의 많은 바지락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방금 전까지 살아있던 바지락을 칼국수에 넣어서 점심으로 내놓으니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고들 했다.

오후에는 근방의 초등학교에서 축구 대결을 신청해서 기꺼이 한 시간 가량 운동을 하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대학생과 축구를 해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간절했다. 직접 뛰어 노는 것을 즐기는 나이때다 보니 축구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스포츠만큼 서로 친해지는 것이 없다는 말처럼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한 마음으로 뛰어 서로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열심히 응원도 하고 운동한 후에 저녁으로 필리핀에서 온 누나의 고향 음식인 필리핀 닭 요리를 저녁으로 먹었다. 조리 방법이 다를 뿐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양념이어서 처음 맛보는 외국 음식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8/8 - 셋 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번에는 단체로 트럭을 타고 밭에 나갔다. 새벽 6시경이라가장 뜨거운 날씨는 피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에 도착해서 이미 수확이 끝난 밭의 뒷정리를 도와드리는것이 우리의 주 할 일이었다. 수확에 성공하지 못한 수박들 사이로 농사에 사용된 플라스틱과 수박 받침대를 정리하고 모아뒀다.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점은 넝쿨과 잡초가 너무 많은 것이었다.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하였다. 하지만 우리를 위해 간식과 음료를 챙겨주시는 이장님이 너무 감사했다. 오늘의식사 준비는 프랑스에서 오신 누나가 한 몫 하셨다. 프랑스에서만파는 말린 햄과 미리 사둔 식빵 그리고다양한 샐러드 재료로 맛있는 토스트를 만들어 주셨다.

 

다음 일정으로는 선운사 근처의 계곡에 가는 것이었다. 날이 상당히 더울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서 모락모락 익을 정도의 날씨였다. 더운것도 잠시 시원한 계곡에 가서 공 하나로 수구도 하고 여왕피구도 하며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수제비를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해주어 다시 한번 친해질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계곡 물놀이문화를 소개해 준 것 같아 뿌듯하게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왔을 때 외국인과 더 친해지고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교류할 방법을 찾기 위해 마피아라는 게임과 마니또라는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마피아 게임은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 하기 좋은 게임으로 서로의 직업을 추리해서 가상의 도시에서 시민들과 마피아가 싸워서 이기는 게임이다. 실제로 필리핀에서는 killer&killer라고 불리고 일본과 프랑스에도 유사한 게임이 있었다. 각 국가의 규칙에 따라 다양하게 게임을 해보고 서로의 게임 문화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니또라는 활동은 제비 뽑기를 통해 걸린 사람에게 내일 저녁까지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 게임의 취지는 벌칙을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로의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고 소통을 시도하게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게임을 가장 먼저제시한 나는 규칙을 설명하느라 일본어와 영어를 열심히 구사하였다.

8/9 - 넷 째날

 

오늘은 다슬기를 잡으러 어제보다는 깊이가 조금 얕은 계곡으로 향했다. 처음에는잘 보이지도 않는 다슬기를 이장님께서는 금세 잡으셨다.잘 보니 돌 사이에 숨어 있는 다슬기가 여간귀여운 게 아니었다. 바구니에 한 가득 담고 나니 물고기도 잡겠다는 친구들이 생겼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모두 협력하여 상류에서 몰이를 하니 몇 마리 큰 물고기도 잡게 되었다. 비록 매운탕을 끓이자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다들 민물고기를 잡는 색다른 체험을 한 것이다.

 

잠깐의 휴식 이후에 양갱을 만드는 체험을 하러 갔다. 남녀노소 국적불문 우리 캠프에는 양갱이 어떻게만들어지는지아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생각보다 단순한 재료로 우리가 즐겨 먹는 간식이 탄생한다니 다들 흥미롭게따라 만들었다. 특히 일본에서 온 누나가 너무 신기해 하시고 적극적으로 같이 만들었던 모습이 기억에남는다. 다들 본인이 만든 양갱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선물 보따리를 만들어 들고 갔다.

 

8/10 - 마지막 날..

 

이번 방학 때 무엇인가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한 캠프였다. 이것은 단순한 농촌에서의 봉사활동이 아니었다. 나이도 다르고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같은 봉사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4박 5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의미있었다. 물론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각자 느낀 점 또한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캠프를 계기로 공동생활을 하면서 그 '다름'을 느끼고 서로 이해하게 되면, 모두 '함께'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결국 서로의 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심을 키워주어 나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캠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