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아시아워크캠프 참가후기 - 정소현(전남대학교)

안녕하세요. 저는 2014 구마모토 아시아 워크캠프에 참가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소현입니다.

 

 

제 목표중 하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꼭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주기적으로 해외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찾았지만 막상 해보진 못해서 이번 방학엔 꼭 하자는 생각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짧은 방학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해외봉사를 할 수 있을지 검색하던 중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워크캠프나 해외 봉사는 이미 신청기간이 지나 아쉬워하던 중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프로그램인 아시아 희망 캠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날짜상 오키나와에서 실시하는 워크캠프는 신청 불가한 상태였기 때문에 구마모토에서 진행하는 워크캠프에 신청하였습니다. 캠프는 5박 6일로 진행되고, 각국의 아시아 대학생 약 백 여명 이상이 모인다는 점에서 굉장히 기대하였습니다. 외국에 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지만, 혼자 힘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본적 없는 타국의 약속 장소에 가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일본어에 관심이 있어 조금 배웠던 터라, 중간에 길도 물어가면서 다행히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약속 장소인 구마모토 국제교류센터에 도착하고, 여러 곳에서 온 한국 학생들과 유카리 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두 모인 후 함께 첫 날의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한국에서는 전차를 보기 힘든데, 일본에 와서 꼭 타보고 싶었던 전차를 탈 수 있어서 굉장히 기뻤고 신기했습니다. 또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이 켜질 때면 소리가 나서, 일본에서는 보행자에게 굉장히 편한 시스템이 보편화 되어 있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을 만나기 전에 겪었던 일인데,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에도 오른쪽 줄에 차례를 지켜 서서 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고 매우 신기했습니다. 한국은 두 줄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장면을 보면서 한국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또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일본에서는 주문을 직원이 아닌 매표소에서처럼 손님이 직접 메뉴를 선택하고 돈을 넣고 표를 뽑아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매우 신기했습니다. 일본에서의 하루를 보내면서 한국에서도 횡단보도의 초록불 소리와 같은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사진과 글로만 봤던 다다미 방에서 직접 자보는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날 국제교류센터에 다시 가서 일본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아소산 근처의 일본 국립 청소년 연수원에 도착하였습니다. 5개의 분반으로 나눠졌고 저는 한국에서 온 다미, 아리와 같은 3분반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각 분반이 일정 동안 서로 다른 주제로 토론하는 것과 전체가 모여서 함께 참여하는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저희 분반은 젠더에 관해 활동하였습니다. 젠더(gender)? 과연 젠더에 대해 어떤 주제로 활동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젠더의 사전적 정의는 성, 성별입니다. 이 젠더는 일본어로는 사회, 문화적 격차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와 비슷한 의미였습니다. 더 나아가 젠더가 무엇인지 일본인 스태프가 설명해주었습니다. 젠더가 문제가 되는 것은 남자와 여자는 각각 이래야 하며 직업적으로 성을 구별하는 경우 등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따라서 이 분과회 활동을 통해 젠더에 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곳에서 온 우리들이 서로 의견을 나눠보는 유익한 경험을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일본, 뉴질랜드. 서로의 출신은 달랐지만 공통된 의견은 이러한 성적차별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세 개의 모둠으로 나눠 자유롭게 얘기해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나라에서는 이런 직업군에서는 남자 또는 여자가 대부분 종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반대인 경우엔 놀라웠습니다. 이렇게 얘기해보는 시간을 통해 평소에 제가 젠더에 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을 좀 더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서 우리 모두가 특히 직업적 성구별이 없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박 6일의 워크캠프 동안 일본 친구들과 방을 함께 쓰면서 자주 얘기해보았는데, 딱히 커다란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같은 일정에 맞추고 정해진 질서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 부족한 일본어 실력에도 핸드폰 번역기 어플을 이용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친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니 서로의 관심사도 얘기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팝이나 아이돌에 대한 얘기도 하고, 드라마, 서로의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친구들이 저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워크캠프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더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식사에서도 항상 생선이 있거나 매운 음식이 별로 없고, 수저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워크캠프의 활동 중간에 아소신사에 가보았습니다. 저는 전에 일본대중문화라는 수업에서 일본인은 우리나라와 달리 믿는 신이 되게 많고 돌, 나무와 같은 이런 자연 까지 신으로 모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신사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워크캠프에서 가보게 되어 기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신사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보다 신사가 굉장히 많고 또 그 안에 풍경들이 매우 달랐습니다. 수업에서 배웠던 일본의 문화를 직접 가서 보니 신기했고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에게 일본은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던 국가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 이유로 가보지 못해서 아쉬워했던 차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으로 아시아 대학생들과 교류하며 동시에 일본에 대해 알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사귈 수 없는 외국인 친구들, 특히 일본 친구들과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새로 사귄 사람들과 함께 SNS 친구 추가도 하고 사진도 찍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겨울방학에 다른 지역에서 하는 워크캠프에 다시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이러한 한일교류프로그램이 많아져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아시아 희망 캠프 관계자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