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포럼’ 봉사활동 보고서 ~ 문은지 (대경대학교 방송MC과) ~ ★ 베스트캠퍼 ★

두근두근 기대하고 기대하던 한일포럼 제주도 가는 날. 연예인패션이니, 헐리웃스타니 하는 공항패션을 따라하며 놀러간다고 들떠 있던게 바로 어제같은데 벌써 2주가 지났다. 사실 처음에 '한일포럼' 이란 자체를 몰랐었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한일포럼. 포럼? 가서 토의하나? 일본어로 토의하면 어떡하지? 내가 포럼의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인터넷을 찾아봤다. 역시나 내가 알고 있는 뜻과 같았다.  ( 포럼 : 집단토의의 한 가지 방식이며, 청중이 토의에 참가하는 방법 )

한일포럼 제주도 프로그램의 전화 면접을 볼때도, 일본어를 조금만 해도 된다고 해서 떵떵거리며 "저는 세계 언어를 다 할 수 있어요. 하하 바디랭귀지가 있잖아요. 언어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일 뿐, 온몸으로 표현하면 다 통한다니까요 하하하" 큰소리 쳤는데, 토론을 하게 된다면 원숭이처럼 몸만 이리저리 움직일수 없진 않는가. 지원을 해놓고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제주도로 가지 않는가! 졸업하고 이것저것 고민이 많은 나에게 포럼은 둘째치고 무작정 여행이나 다녀오자 라는 생각으로 제주도로 왔다. 


제주공항에서 만난 친구들은 총 25명! 그중 한국인은 7명뿐이었다. 걱정이 많았지만 다들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한일포럼에서 재미를 위해 스파이를 심어놨나? 까지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너무 재미위주로 생각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처음우리가 간 곳은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라 해서 불리우는 '용두암'. 사실 용두암은 사진을 찍고 설명듣고 뒷전으로 넘겨버렸다. 새로운 인연이니 얼마나 궁금하겠는가? 다들 서로 이야기 하느라 바빴다. 사진을 확인하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함을 잊지 못한다. 다들 쭈뼛쭈뼛 사진찍어요..하하하 하던 그모습. 지금은 사진찍자! 빨리빨리좀 와! 라고 할정도로 친해졌지만 저 모습을 보니 풋풋해 보인다. 이런게 새로운 인연을 아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숙소로 가는동안 센스있는 기사아저씨께서 요즘 세계적으로 뜨고있는 K-Pop 을 틀어주시고 모두같은 엄마미소로 시청했다. 우리나라만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든 예쁘고 잘생기면 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가는내내 거울봤다가 TV봤다가, 한숨만 늘어갔다 휴. 가는 내내 일본에서의 한국음악의 위치는 어느정도며, 어떤가수가 인기가 있으며 질문만 무작정 한거 같다. 너무 신기했다.


TV에서만 보던 K-Pop에 열광하던 그 모습들을 내가 직접 보고있는게 아닌가. 옛날엔 상상이라도 했을까? 다른나라에서 우리나라 노래를 듣는 다는게... 게다가 아이돌이란 단어가 생겨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의 입지가 이만큼 되구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음악시장도 꾸준히 노력했겠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미래에 대해 어지러웠던 내 머리가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노력하자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방배정이 되었다. 조끼리 하면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에 여러 사람들이 섞여 자게 되었다. 우리방에는 비주얼방이라 해도 될정도로 나빼고 다들 예뻤다. 사실 한일포럼에 온 사람들 모두 너무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게다가 2개국어까지 능통하게할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다. 난 영어를 초등학교때부터 총 10년배웠는데 저렇게 능통하게 할 수 있을까? 또다시 나의 반성에 들어갔다.


이번 한일포럼 제주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부 여자였다. 이상하게도 여자들만 왔다. 처음에는 이게뭐야! 라는 속마음도 있었지만 여자들만 있어서 더 편하고 더 쉽게 친해진지도 모르겠다. 1조가 저녁준비를 하는동안 나머지 우리는 둘러앉아서 일본어와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자기소개하는 어색한자리가 뭔가 두근두근거리고 설레는게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사실 일본어는 곤니찌와, 아노, 아리가또 딱 세가지만 알고 간거라 급하게 스마트폰 어플을 다운받았다. 세상은 참 스마트하게 돌아가는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기회였다.

난 내가 이렇게 일본어를 잘 할 줄 몰랐다. 언니들도 칭찬해줬다 (웃음) 그리고 항상 자기소개가 끝나면 ‘오토시니 구라베테 와카쿠 미에마스’ 를 항상했다. 뜻은 나이에 비해 어려보여요. 어딜가나 동안이라는 얘기는 좋은 뜻으로만 알고 썼지만 나중에 일본인 언니가 말해줬다. 일본은 동안이라고 해서 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나이좀 들어보인다? 성숙해 보인다. 를 대체로 더 좋아한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 연령대에 따라 적당히 섞어 써야한다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나한테는 성숙해보인다고 했다. 언니가 농담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웃음)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여자끼리 있어서인지 여러 가지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제일 중심이 되는건 뭐니 뭐니 해도 남자친구!


우리 나이 또래에 가장 관심있는건 연예인 o r이성친구이기 마련이다. 언니들은 한국 남자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왜냐? 한국 남자들은 이벤트를 너무 많이 해줘서. 그래서 난 “뭘 많이하지? 서로챙겨주는 거잖아!” 라고 했지만, 많은 이벤트의 날 때문에 불쌍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챙기는 기념일만 해도 100일, 200일, 300일, 1년, 날짜마다 챙기고, 발렌타인데이다, 빼빼로데이다, 로즈데이, 기타 등등. 게다가 이벤트종류만 해도 촛불이벤트 풍선이벤트 등 여러 가지가 있기에 너무 불쌍하다는 거다. 그래서 그럼 일본남자들은 이렇지 않냐 라는 질문에 모두들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말했다. 일본남자들은 전혀 이벤트의 이자도 모른다고 한다. 


지나가는 꽃집에서 꽃을 사주는 것도 없다고... 가방을 들어 준다는 건 상상도 못한다고.. 옛날 유명한 일본 남자 배우가 자기는 여자친구 가을 방 들어준다고 했는데 그건 가짜냐니까 절대 그럴 일 없다고 한다. 머리 위에 물음표밖에 뜨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운 나라에서 비슷하지도 않고 완전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언니들은 한국남자들이 불쌍하지만 여자입장으로써는 조금 부럽기도 하다며 일본남자들이 많이는 아니라도 조금만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분마다 연락을 안하면 답답해 미치려고 하는 커플들이 많은데에 비해 일본은 연인들 끼리 연락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한다는 거다.

좋아하는 사람이 뭘하는지 궁금하지 않냐니까 궁금하지만 그사람은 그사람의 일이 있고, 그사람의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게 많이 나왔다. 일본은 대체로 개개인들의 사생활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많이 있는것 같다. 서로의 배려라고 볼수도있다. 한국에선 한시간이라도 연락을 안하면 싸우는 커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커플들은 숨이 막힌다는 것에 많은 동의를 얻었으며 일본인들이 상대방의 사생활을 존중해준다는 그 문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가지 다른 문화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걸 뽑아봤다. 우리는 언니가 일본에서 사온 과자를 먹으며 밤새 이야기를 했다. 한일포럼에서 이렇게 쉽게 문화를 배울 수 있다니 다시 한번 감탄하며 잠에 들었다

다음날 바로바로 봉사활동하는 날, 봉사활동하기 전에 구멍낚시를 하러 갔다. 다들 오랜만에 보는 바다에 감탄하며 사진 찍기에 바쁠 때, 제주도 토박이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구멍낚시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구멍낚시(고망낚시) 는 제주도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온 놀이라 무척 친근하다고 한다. 대나무에 낚싯줄을 묶고 밑에 추를 달아 낚싯대를 만들고 거기에 새우미끼를 넣으면 낚싯대는 완성이 된다. 그다음 바다에 있는 구멍 사이사이에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넣어 낚시를 하는 건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바다낚시와는 또 다른 구멍낚시. 문은지 바로 나! 문태공을 보여주겠다고 떵떵거렸지만 시작한지 30분만에 손가락을 낚고, 친구옷을 낚고, 물고기 낚기는 실패해 그저 바다와 풍경사진만 잔뜩 찍었다. 낚시는 기다림의 결과라고 하던데, 기다리다 지쳐 너무 힘들었다. 봉사활동 하기도 전에 힘을 쫙 빼버리다니... 결국 25명이 열심히 잡은 결과 아기 물고기 5마리정도 잡았던 걸로 기억한다.

 

힘들고 힘든 낚시를 마치고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에게 맛있는 점심을 먹이기 위한 스텝들의 고생이 훤히 보였다. 음식점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뭔가 제주도 사투리를 쓰는것도 다른나라에 온것 같은 기분에 정신없이 밥을 다 먹고 잠시 산책할 시간을 주셔서 근처를 돌아다녔다.


식당 뒤 예쁜 돌담길을 감상하며 걷다가 이상한 길로 빠졌다. 막다른 길인가 싶어 가보니 과수원이 있는게 아닌가? 몰래 사진찍기도 범죄로 느껴지고 멀리서 눈대중으로 구경하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쨘 하고 나타나셨다.


일본인과 한국인이 함께 있는걸 보고선 어디서 왔냐 물어보시곤, 아주머니께선 20년 가까이 일본에서 사셨는데 잠시 부모님 도와주러 한국에 와 계신거라 하시며 반갑다며 한라봉을 한가득 주셨다. 정말 많았는데 다 가져가라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점심을 먹고 디저트가 필요한 여자들의 손길은 빨라져 여자들의 음식 욕심이란 어느 나라나 똑같은 걸 느꼈다. 아주머니와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봉사활동을 하러 발길을 옮겼다. 이렇게 잠깐 스치는 인연이라도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준 제주도, 오랜만에 정다운 인연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한일포럼’이 제주도에 온 제대로된 목적! 봉사활동을 할 시간.


처음 무밭을 보자마자 헐 이란 말뿐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커서... 다들 헐 하고 있는 동안 아저씨들은 으쌰으쌰 일을 하고 계셨다. 우리도 빨리 도와드리자 해서 정말 정신없이 무를 담았다. 내가 무를 담는지, 무가 나를 담는지 모르기 시작할 때 쯤 일본어 수업을 시작했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에게 언니들이 일본어를 가르쳐 줬다. 갸루이-가볍다 오모이-무겁다 일단 현재 상황에 맞는 일본어를 가르쳐 준다고 무가 가볍다 무겁다 를 배웠다. 언니들이 가르쳐 주는 일본어를 배우면서 느끼는건 책상에 앉아서 쓰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무조건 실제상황에 대입하고, 입으로 말하면 외워지는 것 같다. 아직까지 일본어를 기억하는 걸 보니 말이다. 이렇게 배우는 외국어는 너무 재밌는데 왜 펜만 잡으면 한숨이 나오는 건지, 일본어가 너무 재밌다고 느끼며 한일포럼에 무한한 애정이 생겼다.(웃음)


한사람이 앉아서 무를 전달하면 총총총 사람들이 서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했는데, 앉아있는 사람은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계속 교대하는 식으로 했다. 스탭분들이 적당히 하라고 걱정도 해주시고, 쉬면서해라고 하시고, (감사합니다!)그럴수록 빨리 으쌰으쌰 해서 순식간에 일을 끝냈다. 같이 일하는 할아버지를 보니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 생각도 많이 났다. 추억에 잠기어 일하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를 줄은 몰랐다. 짠 우리가 무를 다 담은 허허벌판 같은 밭!

뿌듯한 마음에 녹초가 되어 돌아온 숙소에는 캠프파이어가 준비 돼 있었다. 밥을 뚝딱 해먹는데 자기조 준비도 아닌데 도와준 친구들도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 진심으로! 나 같으면 다른 애들과 더 놀았을 텐데, 나서서 도와주다니.. 천사가 틀림없다^^


밥을 다 먹고 캠프파이어를 하며 베스트캠퍼를 뽑았는데, 친구들이 일본인은 ‘아이’ 한국인은 나를 투표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사실 기대도 안한 투표에 날 뽑아줘서 아 정말 마지막인가? 뭔가 더 많이 얘기하고 친하게 지낼껄.. 같은 후회가 남기도 했다. 상은 막걸리였다. 뭔가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최고 높은 대빵님이랑도 악수하고 막걸리전달식하고 뭔가 두근두근한 캠프파이어였다. 그리고 마지막 밤은 불타는 밤이 되었다. 핸드폰으로 유행하는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귀요미 송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화번호 주고받고 다들 시끌벅적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밤새 정말 일본어 한국어 섞어 말하니까 다들 일본인이 누군지 한국인이 누군지 모를 정도로 신났다.


다음날 아침 우리가 마지막으로 간곳은 성산일출봉 과 만장굴!


성산일출봉은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간 곳이라 인증사진만 찍고, 몰래 빠져서 커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물론 스탭언니들 모르게 빠졌지만... 우리끼리 나와서 커피를 먹고 언니는 한국음식 먹고싶다고 해서 제주도에만 나는 뚝배기를 먹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먹었는데 맛은 그냥 그저그랬다. 그래도 언니한텐 좋은 추억이 되겠지?


성산일출봉은 천연기념물 제 420호로 다녀온 애들이 다 예쁘다고 했지만 난 다녀온 척 만 했다. 사진으로...(웃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곳은 만장굴. 만장굴는 처음 가는 곳이지만 과학책에서 많이 본 동굴이라 감흥은 없었지만 뭔가 새로웠다. 어릴때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억지로 갔던 동굴이 새로이 보일뿐. 가는내내 일본에서의 일과 한국에서의 일, 아르바이트 일본어 한국어 과외에 대한 얘기만 가득하다가 예쁜장면은 찍지 못하고 얘기만 계속 하다가 나왔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다. 그저 조잘조잘 하루 종일 얘기만 한 것 같다.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그래서 더 많이 정이 든 것 같다. 만장굴을 마지막으로 우리 한일포럼 제주도팀은 제주국제공항으로 갔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사실 일본에 대해 그리고 일본어에 대해 잘모르고온 '한일포럼‘ 제주도 프로그램! 무작정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 해서 온 이곳에서 여러가지를 느끼고 간다.

심란했던 마음은 힐링이 되었다. 새로운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에 소중함을 느끼고, 노동을 내손으로 직접 해보고 얻는 성취감과 무 하나의 감사함, 그리고 함께하는 즐거움, 마지막으로 새로운 문화를 더더욱 쉽게 알게 된 것에 대한 흥미로움까지. 한일포럼 하면 바로 따뜻한 추억이 생각날 것 같다.


봄이 다가오는 따뜻한 제주도에서 느낀 한일포럼


따뜻한 추억을 쌓고 아쉬움마저 아쉬운 정을 느끼고, 2박3일 봉사활동을 마쳤다. 다음에는 일본어를 좀 배워서 일본에 언니들 보러 여행가기로 했다! 그럼 또 새로운 추억이 만들어 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