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모든 단체가 매일 아침 한자리에 모여 일정소개를 한다. 아시아희망캠프 in 쿠마모토 (2013.8.19.~2013.8.24.) 한림대학교 일본학과 최은지

흔히 일본이라 하면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일컫는다.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가도 다른 점이 많기에 이러한 말이 생긴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 일본 학을 전공하면서 느끼고 이번 아시아 희망 캠프에 서 다시 한 번 느꼈다. 학교와는 다른 환경과 더 많은 일본 학생을 만나 직접 나의 몸으로 체험 할 수 있었기에 더 잘 느낄 수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숙소는 아주 드넓은 대자연 속에 있었다. 무척이나 아름다웠지만 내려쬐는 햇빛 아래 우리는 모두 힘든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자신의 더위를 참고 모두가 수월하게 그 상황을 넘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았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일본인 친구와 대화 도중 재미있는 점을 발견 했다. 일본의 초등학교, 중학교에는 에어컨이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한국도 없는 학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보다 좀 더 습하고 덥기 때문에 어린이로서는 참기 힘들 수도 있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참고 견디는 연습을 차근차근 해왔기 때문에 어쩌면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트는 한국인 성인 보다 더 참을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체생활에서 일본인이 한국인 보다 자신을 좀 더 감추고 생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많은 일본인과 함께 생활 하고 나니 그동안의 내 생각 보다 좀 더 남을 배려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인이라 하면 ‘친절함’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캠프 첫날 만들었던 메밀 소바 선생님은 물론, 캠프 일정 중 산 모기에 물려 고생하던 나에게 아무런 말없이 모기약을 건네주던 친구, 사투리를 쓰던 점원에 당황하던 우리에게 달려와 도움을 주던 일본 친구들만 보아도 느낄 수 있던 점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웃으며 친절함을 베푼 친구들이 멋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나라 전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생활 중 우리와는 조금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한 숙소에서 묵는다 하여서 아침 조례 시간에 다 같이 인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아침에 모든 단체가 모여서 자신들의 단체 소개와 일정을 소개 하였다. 함께 아침 운동을 하기도 하고 지나가다 마주치면 거리낌 없이 아침인사를 건네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생각했다. 조금은 번거로울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함께 같은 곳에서 생활 한다는 이유하나로 뭉치고 웃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좋았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모습에 민망한 마음에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곧 익숙하게 인사를 건넸다. 서로 모른 척 각박하게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언어표현에 있어서 가장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모든 한국인이 다 그런 것을 아닐 테지만 내 주변 지인들은 사이가 친하면 친할수록 칭찬을 반어법으로 말하거나 한다. 일본인과 파트너가 되어 서로의 장점 10가지를 쓰기로 하였는데 일본인 친구가 나의 장점을 말하자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싫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자 일본인 친구는 내 대답을 진심이라 생각해서였는지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또, 반대로 나는 일본인 친구에게 어깨가 듬직하단 의미로 예쁘다고 칭찬하였다. 하지만 남자에게 예쁘다는 표현은 칭찬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툴렀던 표현 방식에 또 한 번 당황하게 했던 것 같아 돌이켜보면 미안한 생각도 든다.

 

구마모토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하나 있다. 차도 가운데에 전차가 자동차와 같이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에게 물어보니 일본에서도 흔히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구마모토의 관광 진흥을 위해 설치 한 것 같다고 했다. 일본으로 온 사람에게는 특별한 광경을 주고 현지인들에게는 편리함을 주는 시스템에 비록 전차는 아니어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몇 번이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었지만 혼자서 일본을 향해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설렘과 걱정을 안고 출발했지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아쉬움만 가득 안고 돌아오던 것이 생각난다. 일반 여행사 여행 상품과 같은 관광 위주가 아닌 국제교류를 주제로 떠나서 일까? 같은 흥미를 공유하며 웃을 수 있었던 그 기억은 쉽사리 잊지 못할 것 같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나와 같은 아시아 국가 대학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즐거웠던 점 중 하나이다. 비록 서로의 일본어 실력이 달랐기에 정확하게 표현을 구사할 수는 없어도 서로의 몸짓과 눈빛을 보고 대화가 가능 했다는 것에 마치 인간과 인간으로서의 교감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하였다. 

 

 

일본어로 일본인이 아닌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이야기 하며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듣거나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었기에 뜻 깊었던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이러한 캠프나 워크숍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을 정도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참여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