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첫 과외 활동, 한일 볼런티어 워크 캠프! -권수연-

<내 생의 첫 과외 활동, 한일 볼런티어 워크 캠프!>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던 날, 서울 영상 미디어 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혼자서는 처음 와보는 서울이어서 가까운 거리였지만 여기저기 해메고 말았다. 그럭저럭 제 시간에 도착해서 출석 체크를 한 뒤, 이름표와 티셔츠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조용한 분위기 때문에 약간 긴장한 상태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 되었다. 캠프의 목적과 일정을 간단히 소개한 뒤 시작된 죽음의(?) 자기소개 시간.. 무엇을 말할까 고민 하던 중 그냥 솔직하게 떨림과 새로움을 전달하니 모두 웃어주며 박수로 격려를 해 주었다. 그렇게 자기소개가 모두 끝이 나자 어색했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풀려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된 조별 이름과 팀장 정하기. 다행히도 친절한 조원님들 덕분에 화기애애 하게 일이 풀려 나갔다.그 후에 다음주에 모일 장소와 시간, 주의 사항을 다시 한번 당부 받고 오리엔테이션이 끝이 났다.

 

워크 캠프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그래도 나름 한번 와 봤다고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고 명동 약속장소에 도착을 하였다. 먼저 와 계시던 미나언니랑 혜원이 언니와 이름표를 받고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머지 않아 팀원들이 한명 한명 도착하였다. 그때 까진 완전히 친해지지 않아서 약간 서먹한 분위기로 한복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서로서로 도와가며 한복을 만들자 시간은 금새 지나 갔고, 곧이어 대망의.. 댄스 강습이 시작 되었다. 예상대로 강남스타일은 댄스 강사님의 열정 만큼이나 빠르고 화끈한 춤이였다. 에어컨이 빵빵 터지는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추는 것은 골병이 드는 것만 같은 느낌 이었지만, 팀원들과 빨리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그렇게 열심히 춤추고 한바탕 뛴 우리는 버스를 타고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한시간 가량 달려 강화도 꽃자리 펜션에 도착하니 이미 날이 저물어 깜깜한 밤이 되어 있었다. 강화도가 생각보다 오지여서 버스에서 내린 후 펜션 까지 걷는 동안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불빛 하나 없는 암흑 이였다. 어찌어찌 펜션에 도착한 후로 짐을 풀고 일층 거실에 모여서 게임을 하였다.그리고 웃음가득한 게임이 시작되었다. 특히 문제를 몸으로 표현 하는 방과 방 사이 게임이 너무 재미있었다. 한바탕 웃고 떠들며 게임을 즐긴 후, 방으로 돌아와 조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밤이 깊어져 잠자리에 들었고, 그렇게 설레임 가득 했던 첫째날이 저물었다. 독특한 샌드위치와 함께 시작한 아침, 시골 특유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버스정류장 까지수다를 떨며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아담한 크기의 자람 도서관에서는 포근한 인상의 선생님과 귀여운 아이들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나는 벽화 그리기 팀이 되어 밑그림이 그려진 사포 위에 색칠을 하였다. 오랜만에 다루는 크레파스는 매우 어색하였지만, 최선을 다해 색칠을 해 나갔다. 다른 팀원들과 서로 독려해주고 수다를 떨며 색칠을 하니 어느새 모두의 그림은 멋지게 완성되었다. 그림 그리기가 빠르게 끝난 덕분에 벽화 그리기 팀은 다른 팀들의 일손을 돕기 위에 밖으로 나갔다. 나는 벤치 만들기에 합류하여 의자에 쓰일 나무에 페인트로 색칠을 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렇게 색칠을 하고 닦고 다시 또 칠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점심은 자람도서관 근처에 위치 하고 있는 식당의 비빔밥을 먹었다. 비빔밥도 사이드 메뉴였던 고구마 튀김도 정말 정말 꿀맛이였다. 밥 한공기를 싹싹 비우고 자람 도서관 바로 앞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커피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봉사활동을 계속 하였다. 점심을 먹기 전에 색칠한 나무를 조립하는 일을 하였는데 드릴을 사용하여 못을 밖았기 때문에 오전 업무 보다 힘들고 어려운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완성 시켜 나갈 수록 얻어지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뉘엿뉘엿 해가 지평선에 닿자 봉사활동은 슬슬 마무리가 되었고 우리는 마음으로 낳은 자식(?)같은 작품과 작별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둘번째 날 저녁 담당은 바로 2조인 우리 조! 자람 도서관에서 돌아와 쉴 틈없이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시작 하였다. 부끄럽지만 요리에 소질이 전혀 없었던 나는 언니들을 도와 당근과 양파 등의 야채 다듬기 담당을 하였다. 고기 없이 야채만으로 만들어진 카레를 걱정하였지만 언니들의 훌륭한 요리 실력 덕분에 멋진 카레가 완성 되었고, 모두들 맛있게 먹어 주어서 너무 뿌듯했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소감 발표와 베스트 캠퍼를 뽑기 위하여 다시 거실에 모였다. 소감 발표는 오리엔테이션에서 했던 자기소개와는 다르게 훈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발표를 하였다.나도 이틀 동안 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하자 모두들 박수로 격려를 해 주었다. 곧바로 이어진 베스트 캠퍼 투표, 리현이와 다기오빠가 뽑혔는데 두사람 모두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배려 해주었기 때문에 베스트 캠퍼의 자격이 충분 하였기 때문에 모두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훈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너무나도 아쉬운 두번째 밤이 저물었다.

마지막 날에 눈을 뜨자마자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하고 생각을 하였다. 꽃자리 펜션 떠나며 숙소 주인분들과 강아지들과 인사를 하면서도 계속 아쉽다는 생각만이 가득 하였다. 그렇게 정들었던 베이스 캠프를 떠나 강화도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에 있는 유적들은 모두 한글과 일어로 써져 있었지만, 단군 신화 같은 설화등은 간단한 그림과 한글로만 써져 있었기 때문에 손짓 발짓을 동원하여 일본인 팀원들에게 설명하였다. 뒤죽박죽 일본어 였지만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서 뿌듯하였다. 마지막으로 살인적인 바람속에서 고인돌을 관람하고 강화도를 떠났다. 광화문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모두들 작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쉬운 마음에 모두 떠나가지 못하고 여기 저기 악수를 건네며 사진을 찍고 포옹을 하였다. 나역시 너무 아쉬운 마음을 애써 달래 가며 작별 인사를 건네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아직 1학년이기 때문에 이렇게 멀리, 이렇게 큰 봉사활동은 처음 참가해 봤다.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다행이도 너무 좋은 사람들과 너무 재미있었던 2박3일 간의 여행 덕분에 내 첫 과외활동은 멋지게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멋진 활동을 선물해 준 모두에게 너무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