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나라였다.

일본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나라였다. (백석대학교 일본어학과)

 

2014년 2월 18일부터 2월 22일까지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 히로바가 실시한 프로그램 ‘큐슈 봉사체험 5일간: 홈스테이+딸기농장+현립대 학생교류+아소산+자유여행’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큐슈 봉사체험과 아키타 워크캠프 두 개의 프로그램 중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홋카이도도 가고 싶고 큐슈도 가고 싶었지만, 한국의 날씨가 많이 추웠기 때문에 조금 더 따뜻한 큐슈에 가고 싶어 큐슈 봉사체험을 선택하게 되었다.

 

신청을 하자마자 비행기 표를 예매했고 일본에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었다. 일정은 2월 18일부터 시작이었지만 나와 친구는 17일에 가서 자유여행을 했다. 17일에 먼저 간 것을 후회했다. 16일에 가서 더 많이 돌아다니고 놀걸 하고. 16일에 갔어도 후회 했을 것이다. 15일에 갈걸 하고. 그 정도로 일본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나라였다. 

해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속으로 ‘비행기 뜬다! 뜬다!’ 생각을 하자마자 일본에 도착했다. 제주도에 온 줄 알았다.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 라는 말을 실감했다. 첫 날은 날씨가 매우 흐려서 창 밖을 봐도 온통 하얀 세상뿐이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뽀송 뽀송한 구름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날씨가 흐려서 슬펐다.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분이 정말 좋아서 춤을 출 뻔했다. 옆에 있던 친구는 ‘이게 일본 냄새야.’ 라며 어서 맡아보라고 했다.

무슨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본 냄새는 좋았다.

 공항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입국심사 때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빨리 끝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공항에서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공항에서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나와서 하카타역으로 갔다. 일본어를 읽을 수 있고 약간의 회화가 가능해서 그랬는지 길을 잘 찾았다. 1일권 표를 끊고 지하철을 탔다. 표를 끊을 때도 우리나라와 똑같아서 쉽게 끊을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한국에서 우측통행을 생활화 해서 그랬는지 나와 친구는 자꾸만 오른쪽에 서있게 되었다. 일본인들이 좌측통행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차 싶어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자주 있었다. 지하철역에서도 다들 질서를 지키며 두줄 서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두줄 서기를 하고 있어도 지하철 문이 열리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갑자기 튀어 나와서 새치기를 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 일본에서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내리는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난 후 천천히 지하철을 탔다. 하카타역에서 출구를 찾다가 약간 헤매고 있었다. 역무원 아저씨께 여쭈어보자 친절하게 천천히 알려주셨다. 덕분에 출구를 잘 찾을 수 있었고 먼저 호텔에 갔다.


 다음 날, 큐슈 봉사체험을 함께 할 친구들과 후쿠오카 공항에서 만났다. 몇 명은 봉사체험 오리엔테이션 때 본 얼굴들이었고 몇 명은 처음 보는 친구들이었다. 제주도에서 온 친구도 있었고 김해에서 온 친구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동행 스텝인 유카리상까지 도착한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구마모토 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 도착하자 고토상과 한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토상은 우리들의 무거운 짐을 싣고 가셨고 우리들은 그 가족과 함께 구마모토 시내로 갔다.

그 가족들이 누군지 알고 보니 고등학생 친구 3명이 홈스테이를 할 집의 가족들이었다. 우리와 만나서 놀고 싶다며 미리 마중 나와있었던 것이었다. 대학생인 언니 리사와 동생 레이가 구마모토 시내를 안내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리사와 레이가 한국어를 잘해서 굉장히 놀랍고 신기했다. 다같이 카페에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스티커사진도 찍으며 놀다가 각자 홈스테이 할 집으로 갔다. 고등학생 팀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홈스테이 할 집으로 가기 전에 먼저 온천에 갔다.

 5박6일 동안 온천에 4번 갔는데, 제일 마지막에 갔던 온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조금 좁기는 했지만 시설도 깨끗했고 무엇보다도 야외로 나가 수많은 별을 보며 온천을 해서 그랬는지 지금도 계속 생각이 난다. 일본 온천은 우리나라 목욕탕과 비슷하지만 야외에서도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차이점이라 하면 우리나라 목욕탕에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일본에서는 모두 유료라는 점이다. 수건도 드라이기도 모두 유료였다.

 온천에 다녀온 후 친구와 나는 다나카선생님 집으로 갔다. 연세대학교에서 20년 넘게 교수생활을 하셨던 다나카선생님께서는 한국어를 정말 잘하셨다. 만나자마자 이자카야에 가서 푸짐한 저녁을 먹었다. 바삭바삭한 튀김요리 덴뿌라와 사시미 등 여러 종류의 일본음식을 먹었다. 이 날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을 다 먹은 것 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바사시! 구마모토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 말고기 육회인 바사시를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우리나라 육회와 비슷하지만 말고기 육회라니 정말 놀라웠다. 또 다른 대표음식인 가라시렌콘(연근의 구멍에 된장과 겨자를 채우 기름에 튀긴 음식)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먹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저녁을 막 먹기 시작했을 때 고토상과 다나카선생님 친구분도 오셨다. 다 함께 한국문화와 일본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은 어려운 일본어도 배우고 한국 드라마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에서 나이를 이야기 할 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됐었다.

다나카선생님께서는 요즘에 많이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나이를 이야기 할 때 “かぞえ”를 붙이면 된다고 하셨다. “かぞえ”란 かぞえどし[数え年]의 준말로 우리나이; 달력[세는]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를 이야기 할 때 다른 부가 설명 없이 카조에를 말하면 된다고 하셨다. 이 단어를 배운 바로 그 다음 날 구마모토 현 청에서 “かぞえ”를 말할 수 있었다. 먼저 자기소개를 했는데 친구와 나는 “かぞえ”를 사용하여 나이를 이야기 했다. 굉장히 뿌듯했다.

 

봉사체험 프로그램 중에서 홈스테이가 가장 즐거웠고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구마모토에 갈 일이 생긴다면 다나카선생님을 꼭 다시 뵙고 싶다.


 다음 날 다나카선생님께서 맛있는 아침밥을 차려주셨다. 아기자기 하고 예쁜 그릇들에 담겨 있는 밥을 보고 먹기가 아까웠다. 샐러드와 연어구이, 김, 한국 김치 등등 아침밥인데도 정말 푸짐했다.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쭙고 친구와 나는 연신 “예쁘다! 귀엽다!”를 외치며 사진을 찍었다. 아침밥을 먹고 구마모토 현 청을 방문했다. 그 옆 건물인 경찰청도 가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 했다.

 

일정이 조금 빠듯해서 급하게 기차를 타고 아소로 출발했다. 딸기농장에 도착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바로 농장에 들어가서 일을 했다. 꽃과 잎사귀를 나누는 작업을 했는데 허리가 조금 아팠다. 그 곳에서 거의 하루 종일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듣고 힘든 티를 내지 못했다. 나는 아주 잠깐 일을 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일을 하신다니 대단했다. 그러한 노력이 있어서 그랬는지 딸기가 굉장히 맛있었다! 크고 빨간 딸기가 맛있는 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약간 모양이 이상하고 터져있는 딸기가 훨씬 맛있었다.

당도가 너무 높아서 갈라진 것이라고 듣고 터진 딸기만 엄청 먹고 왔다. 그렇게 딸기를 빠르게 흡입하고 다시 일을 했다. 맛있는 딸기로 배를 채워서 그랬는지 일이 힘들지 않았다. 일하시는 분께서 우리를 트럭에 태워주셔서 신나게 달리면서 언덕을 내려왔다. 정말 재미있었다. 요리 조리 옆으로 핸들을 틀면서 재미있게 운전을 해주셨다. 누가 딸기농장에서 트럭을 타고 달릴까 생각하니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이 생긴 것 같아 기뻤다.

 

딸기농장 일이 끝난 후 아소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전형적인 일본식 집이었다. 정말 깔끔하고 깨끗했다.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조금 쉬다가 라면가게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자판기 같이 생긴 것에서 표를 뽑고 주문하는 것도 굉장히 생소했다. 차슈 라멘을 먹었는데 역시 일본은 라면이 맛있다. 남김 없이 다 먹고 가까운 온천에 갔다가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빡빡했던 일정이 끝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찍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소신사에 갔다. 테미즈야라는 곳에서 새로운 체험도 하고 신사에서 기념품도 사왔다. 테미즈야라는 곳은 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곳이다. 여기 물로 손을 씻고 입을 헹구고 신사에 들어갔다. 신사에서 나와 이치노미야마치의 나카마치도리 상점가에서 말고기 고로케도 맛봤다. 약간 말고기 냄새가 나긴 했지만 고소하고 맛있었다. 거리에는 미즈키메구리라는 물 마시는 장소가 정말 많았다. 지역활성화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점심으로는 가츠동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가게에도 역시 차가 준비 되어 있었다. 따뜻한 차를 마신 후 가츠동을 맛있게 먹었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마트와 다이소를 들렀다. 마트에 가서 저녁으로 먹을 오코노미야끼 재료를 구매했다.

유카리상이 새우, 치즈, 양배추 등을 올려 맛있는 오코노미야끼를 만들어 주셨다. 게스트 하우스의 아주머니께서도 오코노미야끼 만드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계셨다. 큼직하고 두껍게 완성이 된 오코노미야끼를 아주머니께 조금 드리고 우리는 “맛있다! 진짜 맛있다!”를 외치면서 맛있게 먹었다. 


 다음 날, 기차를 타고 다시 구마모토로 갔다. 나카시마야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고 점심으로 맥도날드에 갔다. 뭔가 일본 보다 한국 맥도날드 햄버거가 맛있었다. 일본 햄버거는 치킨이 바삭바삭 하긴 하지만 소스 같은 것이 한국 햄버거가 더 맛있다.

점심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구마모토 현립 대학교 학생들을 만나러 갔다. 대학교를 구경하고 구마모토 성에 갔다. 조금 늦은 시간에 가서 많이 구경하지 못했다. 구마모토 성에서 구마모토 대학교 학생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겼다. 우리가 조금 웃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자 “카와이-“를 외치며 우리를 자신의 카메라로 찍었다. 순간 연예인이 된 줄 알았다. 구마모토 성을 구경한 후 죠사이엔 거리에서 녹차아이스크림을 먹고 구경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분께서 친구와 내가 주문을 잘 하자, 일본어를 잘한다며 놀라워하셨다. 그저 메뉴 판을 보고 간단하게 주문한 것뿐인데. 칭찬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지금 와서 다시 봉사체험 한 것을 생각해보니 꿈만 같다. 다음에 또 큐슈쪽에 이런 체험이 있다면 다시 가고 싶다. 큐슈뿐만아니라 다른 지방도 꼭 가보고 싶다. 좋은 추억과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어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왜 진작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알지 못하고 있었을까 후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첫 여행을 일본으로 갔다 와서 더욱 뜻 깊고, 2014년을 더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한 동행 스텝 유카리상에게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